2000년 9월 28일, 전 세계는 다양한 경제적 사건들을 마주했다. 캐나다에서는 모든 소득에 동일 세율을 적용하는 단일세율제가 제안되었고, 체코 프라하에서는 IMF와 세계은행 총회에 맞춰 격렬한 반세계화 시위가 열렸다. 한편 덴마크는 국민투표를 통해 유로화 도입을 최종 부결시키며 독자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 캐나다 보수 연합, 단일세율제 도입 제안
2000년 9월 28일, 캐나다의 보수 정당 연합인 캐나다 동맹(Canadian Alliance)의 대표 스톡웰 데이는 앨버타주 레드디어에서 열린 당원 행사에서 파격적인 세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 개혁안의 핵심은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모든 개인에게 17%의 단일 세율을 적용하는 ‘단일세율제(flat tax)’ 도입이었다. 당시 캐나다의 복잡한 누진세 시스템을 단순화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제안되었다.
이 제안은 캐나다 사회에 조세 형평성과 효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 프라하, 세계화 반대 시위로 물들다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연차 총회 마지막 날인 이날, 수만 명의 시위대가 총회장으로 행진하며 격렬한 반세계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세계화가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고 환경을 파괴한다고 주장하며, 두 국제기구의 해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이 발생하여 수십 명의 부상자가 나오고 수백 명이 연행되었다.
프라하의 외침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그늘에 대한 전 세계적인 저항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 덴마크, 유로화 도입 국민투표 부결
덴마크에서 유로화 도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었고, 투표 결과 53.2%가 반대하여 최종 부결되었다. 덴마크 정부와 주요 경제 단체들은 유로존 가입을 통해 경제 안정과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많은 국민들은 국가의 주권과 복지 모델이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 이 결정으로 덴마크는 영국, 스웨덴과 함께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남게 되었다.
국민의 선택은 경제적 통합보다 국가적 정체성과 자율성의 가치를 우선시한 결정이었다.
🥈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 효과 논쟁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높은 유가를 잡기 위해 전략비축유(SPR) 3천만 배럴의 방출을 승인한 지 일주일째, 국제 유가는 소폭 하락하며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며,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두고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의 논쟁이 가열되었다.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은 에너지 안보와 시장 개입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 제록스, 실적 악화 경고와 주가 폭락
미국의 대표적인 사무기기 제조업체 제록스(Xerox)가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 발표 직후 제록스의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30% 가까이 폭락하며 시가총액 수십억 달러가 증발했다. 이는 당시 디지털 기술의 부상 속에서 전통적인 복사기 사업 모델이 직면한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제록스의 위기는 기술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한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몰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 출처
- 캐나다 단일세율제 제안: CBC News, "Day pushes 17 per cent flat tax", 2000-09-28
- 프라하 반세계화 시위: The Guardian, "Prague's protests turn violent", 2000-09-28
- 덴마크 유로화 국민투표: BBC News, "Danes say no to euro", 2000-09-29
-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 The New York Times, "CRUDE OIL PRICES DROP FOR A 4TH DAY", 2000-09-28
- 제록스 주가 폭락: CNN Money, "Xerox bombs", 2000-09-28